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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매크로 혼란의 시사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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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10월16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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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 혼란 : 금리 급등, 통화 급락, 주가 하락 

 

-  아래 [그림1]에서 확인되듯, 최근 영국 금리는 사상 최고속으로 급등 중이며 파운드화 가치는 레벨상으로도 역사적 바닥이다. 이처럼 매크로 변수들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가운데 주가도 조정 양상이다.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주가에 비해 금리 및 환율의 변동성이 더 큰 것은, 민간 보다는 정부/국가 같은 공공부문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시사한다.

 

- 9월말 이후에는 매크로 변수(특히 금리)의 변동성이 더욱 커졌는데, 이는 영국의 새 정부가 29일 영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감세안을 내놓았다가 안팎의 비판과 시장 혼란으로 인해 결국 철회를 검토하는 등 정책 혼선이 있었던 여파가 크다. 동 감세안은 법인세/소득세율 인하와 주택 건설 및 구입에 혜택을 주는 내용을 포함하는데, 대체로 수요촉진에 의한 경기부양적 성격을 갖는다. CPI가 10%에 육박하고 이걸 잡기 위해 BOE가 강력한 통화긴축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정책적 엇박자에 대한 비판이 많았는데, 실제로 BOE는 정부의 이와 같은 ‘사실상의 Monetary Financing요청’에 대해 동참하지 않고 있다. 또한 금융시장에서도, 쌍둥이(경상&재정) 적자가 급증하는 와중에 국채가 증발되는 양상이다 보니 Gilt와 Pound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된 것이다. (10월 14일 현재 영국 정부의 철회 검토가 언론에 발표되면서 영국 금융시장 안정 회복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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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프닝인가? 구조적 문제의 노출인가?


- 이번 일을 신정부의 과욕이 낳은 실수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과욕을 부른 배경적 상황에 대해서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 

 

- 영국 정부는 이번 감세안이 경제의 공급능력을 확장시키는 즉 생산을 늘리면서 인플레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보는 입장이다. 반면 BOE는 수요 확대로 보며 따라서 인플레만 높인다는 입장인데, 시장도 BOE 판단에 더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고민해볼 부분은, 영국 정부가 고민 끝에 내놓은 이번 정책이 작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그만큼 웅변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편의상 가급적 단순하게 개념화한 아래 [그림6]으로 설명해 본다(엄밀한 분석은 아님)

 

- 코로나/전쟁 이전 균형점은 b였으나, 양 충격(및 탈세계화)으로 인해 AS(총공급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하여 균형점 B가 되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 수요 부양책의 결과 현재 A인 상태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림에서 보듯) AS가 매우 steep한 걸로 추정된다는 점이다(이는 영국의 실업률이 역사상 최저인 3.5%에서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뒷받침됨). 이처럼 AS가 steep한 상황, 필립스커브상으로 보자면 자연실업률에 붙은 상황에서는 수요를 자극해 봐야 인플레만 발생된다. 

 

- 따라서, 이처럼 ‘한정된 공급이 늘어난 수요를 맞춰주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부득불 수요를 낮춰야 할 것이다. 즉, 그림에서는 수요를 2로 낮춰 B로 이동함을 의미하는데, 사실 미국 등 주요국도 비슷한 경로를 쫓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3까지 긴축해서 C까지 이동한다면 그것은 인플레 낙폭 보다 생산(≒고용) 위축의 고통이 너무 커지게 된다. 그것은 정책 실패이므로 거기까지 가지는 말아야 할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B역시 과거 b에 비해 인플레가 높은 수준이고, 만일 그게 오래 그리고 널리 확산되며 민간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고착화될 위험이 커지게 되면, 생산(≒고용)의 큰 위축 즉 경기침체를 각오하고 C까지 이동시킬 필요가 생길 수도 있다. 이상을 단순도식적으로 표현하자면, B는 연착륙, C는 경착륙인 셈인데, 현재 주요국의 인플레 억제를 위한 긴축정책은 양 상황의 기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5e5d2628fbd1388677c00e2881f71277_1665741 

- 그런데, 어느 경우든 기존의 b에 비하면 열악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코로나는 자연재해니 그렇다 쳐도, 전쟁의 최종적인 득실은 무엇이며 그것을 주도한 유럽/미국의 정치인들은 어떤 평가를 맞을 것인가에 있다. 사실 미국과 유럽은 에너지/자원 독립 측면에서 완전히 다르다(오히려 미국은 이번 전쟁으로 LNG수출의 유럽시장을 확보하게 되었음). 또한 러시아 vs. 유럽간의 지정학적 리스크 입장에서도 미국과 유럽은 다르다. 메르켈 등 지난 유럽 지도자들이 러시아 에너지를 많이 쓰면서 경제적으로 상호 밀접한 의존도를 높여온 것은, 물론 저렴한 에너지를 생산성 증대의 원동력으로 활용한 측면도 있지만, 유구한 역사 특히 세계대전과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측면도 컸을 것이다(상호 경제 의존이 높으면 전쟁 위험이 낮지만, 반대면 높아질 수 있음). 

 

- 영국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선택, 즉 (미국 다음으로) 전쟁을 적극 지지해온 것과 멀게는 브렉시트가 낳은 파장(노동공급 부족 등)에 대해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사실 이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전반의 고민일 터인데, 하지만 이번 영국 정부 파동에서 보았듯, 다들 딱히 뾰족한 수는 없을 듯 하다. 경제 자체 보다는, 다분히 정치적 이슈가 주도한 Nationalism/탈세계화/지정학 갈등/공급망 분열 등이 주는 커다란 스태크플레이션 압력(AS의 좌측이동)에 대해 기존의 전통적인 총수요 관리정책으로 해결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국가는 선거가 반복되고, 유권자들의 먹고사는 불편함을 정치인들이 어떻게 달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 많은 것이 불확실하지만 그나마 비교적 분명한 것은, 어려운 정치환경이 경제에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다(즉,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 같다)는 점이며, 이번 영국 정부의 해프닝? (즉, 딱히 묘책이 없는 상황에서 나름 애써보다 역풍)이 그 상징적 사건이지 않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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