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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세계경제 점차 회복하나 ‘앞날이 험난(Rocky Recovery)’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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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4월12일 2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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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1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사분기마다 수정)에서 2023년 세계경제는 최근 미국 및 일부 유럽에 은행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강력한 신용 위축이 일어날 경우 1970년 이후 단 5 차례 경험했던 ‘2% 이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지난 3월 SVB 파탄으로 야기된 은행 위기가 일부 유럽으로 확산된 여파가 실물 경제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만일, 이에 따른 은행들 신용 위축이 이어지고, 주가 약세가 지속될 경우에는 이미 전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이례적인 고인플레이션 하에서 정책 수단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 보인다. 


■ IMF “2023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1월 3.1%에서 2.8%로 하향”  


IMF는 사분기마다 수정해서 발표하는 세계경제전망보고서 4월 보고서에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발표했다. 지난 3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일어난 ‘뱅크 런’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 이후 미국, 유럽에서 잇따라 발생한 은행 경영 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서 기본 전망치를 지난 1월 전망치 대비 0.1% 하향 수정하는 데 그쳤다. 

 

동 보고서는 요약문에서 ‘2023년 초반에 세계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잠정적 신호들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 및 최근의 은행 부문 혼란 사태 등으로 퇴색했다고 전제했다. 또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및 식품 및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은 다소 진정되었으나, 노동시장 긴장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 부작용으로 은행 부문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어 비은행 부문을 포함한 전 금융 분야로 전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각국 금융 당국이 금융 안정을 위해 강력한 조치들을 취했으나, 상황은 여전히 급변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종전부터 세계경제를 특징지어 온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과다 채무 문제도 여전히 중압 요인이 되고 있고, 이는 재정 정책 담당자들에게는 새로운 도전 과제들에 대응할 수단을 구상하는 데 부담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던 상품 가격이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으나, 전쟁이 예상 외로 장기화함에 따라 지정학적 긴장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Covid-19 재앙으로부터 회복하는 단계로 돌아서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완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식량 및 에너지 가격 리스크는 분명한 하락 추세에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금 다소 수그러든 은행 부문 스트레스가 완화된다는 전제 하에, 세계경제 성장률 기본 전망치를 2022년 3.4%에서 2023년 2.8%로 하향 수정했다. 이후 점차 회복할 것이나 향후 5년 동안은 3.0%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는 금융 분야 스트레스가 진정되나 은행 신용 자세가 위축될 것을 상정해서 2023년 성장률이 2.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0년 Covid-19 사태 및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고 2001년 이후 최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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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불안 요인은 금융 혼란, 인플레이션, 러-우 전쟁, Covid-19”  

 

이렇게 IMF가 세계경제가 빈약한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저지하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긴축 노선, 최근의 금융 부문 파탄 사태의 여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지속, 최근 고조되고 있는 경제지리적 분단 심화 등, 다중적인 부정적 요인들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2022년 8.7%에서 2023년에는 7.0%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상품 가격 하락 전망에 근거한 것이나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 수준은 보다 더디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2025년 이전에는 물가 억제 목표인 2% 수준을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단 인플레이션 억제 목표 수준을 달성하고 나면, 보다 깊은 구조적인 요인들이 작동해서 금리 수준은 Covid-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IMF 보고서는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리스크는 심각하게 하방(下方)으로 편중되어 있고 그만큼 경착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 분야 스트레스는 증폭될 수 있고, 광범하게 전염되는 경우에는 금융시장 위축을 불러와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가중시킬 수 있고, 이에 따라 금융 정책 담당자들의 정책 노선을 변경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제 성장 부진 및 시장 금리 상승은 재정 담당자들에게 보다 광범하고 구조적인 중압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는 식품 및 에너지 가격 급등을 가져올 수 있고, 그만큼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수 있다. 높은 핵심 물가 수준이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보다 긴축 정책 노선을 취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이에 더해, 지정학적 분단이 심화되는 경우에는 글로벌 해외직접투자(FDI) 감축 등으로 대규모 글로벌 생산 감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결국, 정책 담당자들은 향후 경제 전망을 보다 밝게 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앙은행들은 종전의 노선대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돌발적인 상황 발전에 즉응해서 금융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정책 수단들을 예비하는 자세를 견지할 것을 권고한다. 아울러, 재정 정책 담당자들도 인플레이션 억제와 금융 안정을 기하는 노선을 보완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현 高인플레이션 지속 시, 세계경제는 ‘경착륙’ 위험에 직면할 것”  


주요 해외 미디어들은 이번에 공표된 IMF의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와 관련해서, 이 보고서가 주로 ‘리스크’ 요인들을 지적하고 있는 점을 강조해서 보도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보고서가 글로벌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금융 리스크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동 지는 이번 보고서가 전회 대비 크게 변경되지 않았으나 인플레이션이 수속되지 않아 고금리가 지속되면 금융 리스크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부각하고 있다. 

동 지는 IMF 고린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서 비록 현 은행 시스템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 비해 훨씬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고는 해도 정책 담당자들은 항상 정책 대응이 잘못될 수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위기가 일부 기업, 일부 국가에 국한된 것이라는 안일한 사고로 대처해서 전반적인 파국을 불러왔던 Bear Sterns 파탄 등 지난 사례에서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을 회상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IMF는 금융시장이 안정되어 있는 한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만일 물가 압력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세계경제가 ‘경착륙’ 시나리오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린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점에서는 충분한 긴축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 좀 더 긴축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언급했다. 그럴 경우에는 이번 전망보다도 생산 활동이 더욱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이 지난 달 미국 은행들의 혼란 사태로 추산하는 것 같은 현 단계의 신용 위축은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을 대체해서 인플레이션 수속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옐런(Janet Yellen) 미 재무장관은 현 상황은 경착륙 우려를 완화하는 것으로 보고 고무된 언급을 하고 있다. 그는 은행 혼란 사태 이후 현 단계에서는 아직 신용 위축 징조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미국 경제는 신규 고용 창출이 양호하게 추이하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점차 완화되고 있고, 개인소비도 크게 호전되고 있는 등, 여전히 ‘이례적으로 잘(‘exceptionally well’)’ 작동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나는 세계경제에 대해 과도하게 부정적 시각을 갖지 않을 것이고 향후 전망은 합리적으로 밝은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직전 공표된 연준 데이터에서는 3월 말 2 주일 간 미국 여신 공여가 기록적으로 감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일, 이번에 공표된 IMF의 WEO 보고서와 관련해서, 최근 미국 은행들의 혼란 사태가 종전의 금리 상승, 러시아 전쟁에서 촉발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평가하고, SVB 및 Credit Suisse 파탄 사태가 안정성 우려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Bloomberg Economics 전망치를 인용해서 글로벌 성장률을 2023년에 2.7%로, 금년 초 전망치에서 상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전망치는 2022년의 3.3%를 하회하는 것이고 팬데믹 이전 추세에 비해 약한 수준이다. 

이러한 긍정적 전망의 근거로는 예상보다 빨랐던 중국 경제 재개, 유럽 지역의 이상 난동(暖冬)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지 않았던 것, 미국 노동 시장의 견고한 회복세 등을 꼽고 있다. 아울러, 최근 은행 혼란 사태로 인한 스트레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나 이런 긍정적 요인들을 상쇄하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옐런 미 재무장관이 은행 파탄 사태를 경시하며 미국 경제 상황이 6개월 전보다 월등히 나아졌다고 평가하는, IMF의 전망과 차이를 보이는 언급을 소개했다. 

 

■ 고린차스 “세계경제 회복의 길은 험난해지고 있어(Getting Rocky)”  


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작성을 주도해 온 고린차스(Pierre-Olivier Gourincha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IMF Blog에 올린 이번 보고서에 대한 분석 글에서 ‘세계경제의 회복은 이어질 것이나 전도는 험난해지고 있다’ 고 경고했다. 세계경제의 점진적인 회복 요인으로는 Covid-19 팬데믹 사태 회복, 특히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강력한 반등, 등을 들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도 신속히 재건되고 있고, 러-우 전쟁으로 인한 식품 및 에너지 가격 급등도 진정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동시에, 각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동시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대폭적인 금융 긴축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 이례적인 고인플레이션도 목표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배경으로, 금년도 경제 성장 둔화 현상은 선진 각국 경제, 특히 유로권 및 영국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조적으로 신흥국 및 개도국 경제에서는 금년부터 연말 대비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린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생한 은행 불안 사태는 현 상황이 아직 취약한 상황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경제는 아직 하방(下方) 리스크가 압도하고 있고 여전히 짙은 안개 속에 휩싸여 있다(fog around the World Economic outlook has thickened)고 표현하고 있다. 첫째; 비록 최근 들어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이 반락하고 있으나, 많은 나라에서 핵심 인플레이션이 상승 추세에 있어 예상보다 훨씬 더디게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둘째; 대부분 선진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한 것을 보면 총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서, 앞으로도 금융 긴축 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작년 한 해 동안 각국 중앙은행들이 급격한 금융 긴축으로 전환한 이후 이제 금융 부문에서 부작용이 서서히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고린차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부작용은 보다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금융 부문에서 이전에 낮은 인플레이션 및 초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의 만기 및 유동성 미스매치가 심화되어 왔다는 점에서 향후 장기간에 걸쳐 금리 인상 등 금융 긴축 노선이 이어지면 그만큼 시스템적 리스크도 고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만일, 글로벌 금융 시장 상황이 자산 관리 측면에서 리스크 수준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 이른바 “Risk Off” 상황이 되면, 신흥국 및 개도국을 중심으로 재정 관리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들 국가에서 자금 이탈이 심해지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안전 통화 선호로 미 달러화 가치 급등을 불러와 소비 및 투자 등 글로벌 경제 활동은 급격히 위축될 우려도 있다. 

 

결국,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는 지금 ‘경제 성장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정체되어 있고, 인플레이션은 본격적으로 반전하지 않고 있는’ 대단히 미묘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를 감안해서, 각국 정책 담당자들은 이전보다 안정된 수단을 제시하며 분명하게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금융 안정을 기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수속 노선을 견지할 것, 그리고, 돌발하는 긴급 금융 상황에 즉응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 글로벌 경제 상황은 일견, 상호 충돌하는 정책 수단들을 기묘하게 조합하는 운용의 묘(妙)를 살려야 하는 지극히 어려운 시기에 당도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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