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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과학자의 ‘가짜 과학’이 만들어낸 ‘후쿠시마 괴담’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07월1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3년07월17일 05시58분

작성자

  • 이덕환
  •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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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일본 정부나 국민이 우리의 괴담에 신경을 쓰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괴담의 피해는 온전하게 우리 어민‧수산업자‧요식업자에게 돌아간다. 그런 뜻에서 괴담을 만들어내고 퍼 나르는 행위는 명백한 자해(自害) 행위다.

  흔히 후쿠시마 괴담을 ‘정치’가 ‘과학’을 무시하고 외면한 결과라고 한다. 

 

  그러나 후쿠시마 괴담의 씨앗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1차 수습이 마무리되어가던 10년 전부터 뿌려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수준의 ‘과학’과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상식’에 어긋나는 ‘가짜 과학’(fake science)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짜 과학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친일 프레임에 익숙한 진행자가 운영하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이 가짜 과학의 온상이 되어 버렸다. 오늘날 야당의 정치적 선동에 빌미를 제공한 것은 황색 저널리즘이 무책임하게 퍼 나른 ‘가짜 과학’이었다는 뜻이다. 대학과 과학기술계는 그런 현실을 철저히 외면하고 침묵했다. 과학의 중요성을 외치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부끄럽고 비겁한 일이었다.

 

상식과 과학에 맞지 않는 가짜 과학 

 

  명문대 명예교수의 알량한 권위를 앞세워 언론과 정치판을 통해 들불처럼 퍼져나간 ‘가짜 과학’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부끄러운 수준이다. 초등학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짜 과학이 우리 사회에서 가짜 과학이 ‘진정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고민하는 과학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 137만 톤의 오염수가 태평양을 오염시킨다? 태평양은 지구 면적의 32%, 바다 면적의 46%를 차지하는 지구에서 가장 큰 대양(大洋)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137만 톤보다 5조(兆) 배가 넘는 70경(京) 톤의 바닷물이 들어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한꺼번에 방류하는 것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 5㎍(백만분의 1그램)의 오염수를 방류하는 셈이다.

  후쿠시마의 오염수 137만톤을 한꺼번에 방류하는 것도 아니다. 일본이 계획하고 있는 하루 방류량은 4인 가족 100가구가 하루에 배출하는 하수‧오수의 총량에 해당하는 120톤에 지나지 않는다. 후쿠시마 해변의 10층짜리 아파트가 태평양을 심각하게 오염시킬 수는 없다.

 

‣ 어차피 바다에 방류하면서 바닷물로 희석하는 것은 꼼수다?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방사성 핵종이 들어있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1972년 런던협약(1996년 런던의정서로 승격)을 비롯한 해양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 위반일 수 있다. 방사성 핵종을 최대한 걸러내고, 바닷물을 이용해서 방류기준 이하로 희석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오염물질의 해양 방류는 액체 상태의 하수‧오수‧폐수를 처리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 지금도 방사능에 오염된 우럭이 잡힌다? 기준치의 180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오염된 우럭은 후쿠시마 원전의 취수구가 설치되어 있는 내항(內港)에서 잡힌 것이다. 내항의 취수구 부근은 2011년 사고 당시에 흘러나온 핵연료 파편 등이 남아있어서 수질 오염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동경전력은 내항 입구를 그물로 막아두고, 내항에 남아있는 어류를 방사능 오염을 확인하는 ‘표지종’(標識種)으로 활용하고 있다.

 

‣ 후쿠시마 어민도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 후쿠시마 해역은 일본 수산물 생산의 절반을 치지하는 수산업의 보고(寶庫)다. 2011년 사고 직후 심각한 해양 오염으로 조업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해역의 조업 제한을 완전히 풀어준 것은 2021년이었다. 지금도 후쿠시마 해역의 수산업은 사고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민들은 오염수 방류에 의한 부정적인 소문에 의한 ‘풍평(風評)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 한반도의 해산물과 소금‧김도 위험하다? 정작 오염수가 방류되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일본에서도 소비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최근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더욱이 2011년부터 2년 동안 후쿠시마에서 누출된 방사성 핵종의 양은 현재 후쿠시마 오염수에 들어있는 오염물질보다 1000배 이상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해역에서는 지난 12년 동안 어떠한 피해 징후가 확인된 적이 없었다.

 

‣ 30년 후에 나타날 후유증‧부작용도 걱정해야 한다? 오염수 방류에서 예상되는 피해는 방사성 핵종에 의한 피폭이다. 방사성 붕괴에서 방출되는 알파선‧베타선‧감마선에 의한 피폭은 인체 발암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거대한 태평양으로 확산된 방사성 핵종이 인간이나 해양 생태계에 어떤 후유증‧부작용을 일으킬 이라는 주장은 어떠한 근거도 찾을 수 없는 궤변이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는 수준의 억지로는 아무도 설득시킬 수 없다.

 

‣ 태평양의 수산물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성 핵종은 모두 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이다.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을 굳이 먹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한 번 먹기만 하면 누구나 반드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암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 역시 1군 발암물질인 술‧담배‧가공육‧젓갈‧햇빛‧대기오염에서 일상적으로 확인되는 명백한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즉각적으로 치명적인 신경독성을 나타내는 복어 독(테트로도톡신)이나 버섯 독(무스카린)과 같은 급성 독성 물질과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 희석해도 오염물질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독성 물질에 의한 독성은 ‘총량’(總量)이 아니라 ‘용량’(用量, dose)에 의해서 결정된다. 로마의 명의 파라셀수스가 남긴 ‘용량이 독을 만든다’는 독성학의 가장 중요한 제1원칙이 그런 뜻이다. 오염수를 희석하면 피폭량(노출량)이 확실하게 준다. 희석은 기체‧액체 오염물질의 가장 일반적‧현실적인 처리 원칙이다. 


‣ 해류가 방사성 핵종을 한반도로 운반해준다? 해류는 오염물질을 운반해주는 고속도로가 아니라 사방팔방으로 흩어지게 해주는 분산(分散) 장치의 역할을 한다. 후쿠시마에서 방류한 오염수가 몇 개월 후에 우리나라로 ‘유입된다’는 주장은 해양학에서 사용하는 전문적 표현일 뿐이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던진 1조 개의 페트병 중에서 1개가 제주도로 흘러올 수는 있다. 그런 경우에는 ‘흘러오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일반 상식에 맞는 표현이다. 현실적으로 측정 불가능한 수준의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는 없는 일이다. 전문가의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표현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 우리나라의 방사능 감시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고물’이다? 우리나라 근해에 설치되어 있는 방사능 측정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고물’이라는 주장은 G8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우리나라의 현실을 무시한 황당한 억지다. 200여 곳의 측정 결과는 해양수산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다.

 

‣ 제주 해녀의 안전을 걱정해야 한다? 첨단 측정 장비로 확인할 수도 없는 수준의 방사성 오염물질이 해녀의 안전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어떠한 근거도 제시할 수 없는 억지다.

 

‣ 세슘과 플루토늄은 무거워서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우유에 들어있는 유지방‧유단백(카제인)은 플루토늄보다 10배에서 100배 이상 무겁지만 아래로 가라앉지 않는다. 원자와 분자에게는 지구 중력보다 열운동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190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꽃가루의 브라운 운동이 물 분자의 열운동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이후 일반 상식으로 자리 잡은 중요한 과학적 사실이다.

 

‣ 삼중수소가 어류의 몸속에 축적된다? 오염수에서 삼중수소는 독립된 원소 상태가 아니라 물 분자의 일부로 존재한다. 삼중수소가 결합 되어 있는 ‘삼중수소수(水)’는 화학적으로 평범한 수소가 결합 되어 있는 ‘물’(水)과 완벽하게 똑같다. 물은 뼈나 지방조직처럼 생물의 몸속에 축적되지 않는다. 사람의 경우에는 몸속의 물은 열흘 정도가 지나면 완전히 새로운 물로 바뀐다.

 

‣ 삼중수소가 더 위험하다? 방사성 핵종에 의한 위험은 핵종의 종류가 아니라 피폭의 정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삼중수소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이 피부를 뚫고 나오지 못해서 내부피폭의 피해가 세슘-137의 감마선보다 더 심각하다는 주장은 억지다. 지난 70여 년 동안 삼중수소의 인체 위험을 확인한 연구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은 삼중수소의 인체 위험이 심각하지 않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과학자와 정부가 삼중수소의 인체 위해성을 의도적으로 감췄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 플루토늄의 화학적 독성과 저장탱크의 녹도 위험하다? 화학적 독성은 방사능보다 훨씬 높은 농도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들어있는 방사성 핵종의 농도는 화학적 독성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 절대 아니다. 저장탱크의 녹을 걱정해야 한다면 바다를 운항하는 수많은 철제 선박과 해양 구조물의 녹도 걱정해야 한다. 

 

‣ 오염수를 한꺼번에 희석하는 일이 공학적으로 불가능하다? 1,000여 개의 탱크에 들어있는 오염수를 한꺼번에 희석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하루 120톤의 오염수를 400배로 희석‧방류하는 일은 공학적으로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서울시도 하루 500만 톤의 생활하수‧분뇨‧오니를 처리하는 물재생센터(하수처리장)를 운영하고 있다.

 

‣ 화물선의 평형수(平衡水)도 경계해야 한다? 화물선의 평형수는 고작해야 수백 톤은 넘지 않는다. 방류수에 들어있는 오염물질이 평형수에 농축될 가능성을 걱정할 이유도 없다. 화물선이 후쿠시마에서 실은 평형수를 우리나라 해역에 방류하더라도 방사성 핵종의 농도가 현실적으로 위험한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없다. 

 

‣ 일본이 방사성 핵종 제거의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공학적으로 모든 설비에 세계 최고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동차 기업이 세계 최고의 타이어‧엔진 제작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 다핵종제거장치(ALPS)가 완벽하지 않다? 오염수 방류의 핵심은 알프스의 성능이 아니라 알프스를 거친 처리수를 충분히 희석한 ‘방류수’의 수질이다. 알프스 처리가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는 반복 처리도 가능하고, 희석의 배율을 상향 조정할 수도 있다. 저장탱크에 들어있는 오염수의 수질 검사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다. IAEA의 수질 검사는 동경전력의 방사성 핵종 분석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 

 

‣ 알프스가 고장이 난다? 필터와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하는 알프스는 구조가 비교적 간단한 대형 정수기다. 물론 정기적으로 필터를 교환해야 한다. 알프스가 정지했다고 처리되지 않은 오염수가 바다로 마구 쏟아져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 오염수에 들어있는 흙과 자갈이 알프스를 망가뜨릴 것이다? 원전 파괴 현장에서 흘러나온 오염수는 흙과 자갈이 들어있지 않은 ‘맑은’ 상태다. 탱크 바닥에 가라앉은 슬러지를 굳이 알프스에 통과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

 

‣ 방류수를 식수로 써라? ‘먹는 물 수질기준’은 국민에게 공급하는 수돗물의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다. 수돗물 생산에 사용하는 원수(原水)의 수질에 대한 제도적 기준도 만족해야 한다. ‘수도법’의 기준을 만족하지 않는 후쿠시마 오염소는 수돗물로 공급할 수 없다. 더욱이 바닷물로 희석시킨 방류수는 염분 때문에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활용해라? 농업‧공업용수로 사용한 물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바다로 흘러간다. 방류수의 통제된 방류를 용납할 수 없다면, 농업‧공업 용수로 활용하는 것도 역시 허용할 수 없다. 오염수에 들어있는 방사성 핵종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 대형 저장탱크나 인공호수에 영구 저장할 수 있다? 액체 상태의 오염수를 안전하게 영구 저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염수가 누출(漏出)되는 ‘사고’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장탱크를 대형화한다고 사정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지하수 누출과 대기의 오염을 관리할 수 없는 개방된 인공호수에 오염수를 저장할 수도 없다.

 

‣ 일본이 다른 대안을 고려하지 않았다? 오염수의 지하 매립과 대기 중으로 증발시키는 가능성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검토했다. 지하 매립은 지하수 오염과 해양 누출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고, 증발은 방사성 핵종에 의한 대기 오염의 우려가 있다. ‘몰타르(시멘트) 고체화법’은 액체 상태의 오염수를 처리하는 기술이 아니다. 삼중수소는 대기 중으로 증발되고, 다른 방사성 금속 핵종은 콘크리트에 남아서 환경을 오염시킨다.

 

‣ 일본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도쿄전력·원자력규제위원회·IAEA의 홈페이지에는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된 실측 자료가 차고 넘친다. 그런 괴담은 은폐·왜곡에 익숙한 사람들의 억지일 뿐이다. IAEA의 55개 창립회원국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검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우리에게 별도의 검증·조사 기회를 제공해달라는 주장은 과도한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유엔 산하기구가 아니다? IAEA는 1957년 유엔총회의 의결로 구성되었다. 55개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한 우리나라를 포함한 176개국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핵무기 감축(NPT)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역시 유엔 산하기구인 UNESCO‧WHO‧FAO‧IMO(국제해사기구)도 독립적인 헌장(statute/constitution)을 가지고 있고, 회원국으로부터 분담금을 받는다.

 

가짜 과학이 만들어낸 괴담 공화국

 

  과학적 근거를 통째로 무시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명백한 ‘가짜 과학’을 앞세운 엉터리 ‘괴담’이 우리에게 낯선 것은 아니다. 정체불명의 ‘육각수’가 암‧치매‧정신병까지 깨끗하게 고쳐준다는 1990년대의 육각수 괴담이 원조였다. 우리의 건강을 지켜준다고 했던 정체불명의 ‘음이온’이 사실은 호흡기에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키는 ‘오존’이었다. 건강을 위해 평생 먹을 수밖에 없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MSG)을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신경독소’로 전락시켜버린 MSG 괴담도 있었고, 서해의 맑은 바닷물과 깨끗한 바람으로 만든 ‘천일염’과 대나무에 넣어서 구운 ‘죽염’이 세계 최고 품질의 식용 소금이라는 괴담도 있었다. 고압 송전탑과 휴대폰의 전자기파가 암을 일으킨다는 ‘전자파’ 괴담도 심각했다.

 

  ‘뇌 송송 구멍 탁’이라는 황당한 괴담이 온 나라를 6개월 이상 완전히 마비시켰던 광우병 괴담의 피해가 가장 심각했다. 지난 15년 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소비했지만 인간 광우병은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인간의 탐욕으로 발생한 인간 광우병이 인류를 멸망시켜버릴 수도 있다는 수의학자의 무책임한 괴담에 모두가 혼을 빼앗겨 버렸다. 사실 우리는 엉터리 괴담이 판치는 ‘괴담 공화국’에 살고 있는 셈이다.

 

  후쿠시마 괴담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미국·캐나다·뉴질랜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토한 방류 계획에 동의했다. 유럽연합(EU)도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 제한을 풀어버렸다. 그런데 ‘친일’ 프레임에 갇혀버린 우리는 여전히 ‘핵폐수’와 ‘방사능 테러’ 등의 억지와 괴담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진보의 과학’과 경제 논리에 매달려서 국민 안전과 감정을 외면하는 ‘보수의 과학’ 중 어느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역사학자와 경제학자까지 등장했다. 정부가 강조하는 첨단 양자기술‧반도체‧배터리‧우주개발의 꿈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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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7월1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3년07월17일 05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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