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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구 현대상선) 매각,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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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8월27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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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준수
  • 서강대학교 경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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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기선 해운은 HMM의 매각에 따라 그 운명이 결정되게 되어있다. 한국최대 컨테이너 정기선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2016년에 파산한 이후 정부는 산업은행으로하여금 현대상선에 총 3조8천억을 지원하고 20척의 대형컨테이너선을 일시에 건조하는 용단을 내렸다. 이후 코로나 펜데믹이 기승을 부리는 2019년과 2020년에 건조 투입되어 우리나라 수출입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있게 되었다. 이는 총 3조 정도의 신조선 건조비용으로 수출입업에 100조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주게 된 것이다. 이때 현대상선의 신조선이 없었다면 외국국적선사들을 이용하면서 고운임은 물론 심각한 선박 부족 현상으로 우리 수출입 기업들의 대외 신용도가 크게 손상되었을 것이다. 

 

이제 HMM은 신조된 환경친화선을 가지고 유리한 운항원가를 구현하면서 세계시장에서 동등하게 경쟁하게 됐다. 현재 고운임 대비 1/5이하로 형성되고 있는 운임시장에서도 건전하게 발전해갈 수 있다. 이에 덧붙여 10조 이상의 이익잉여금을 가지고 있어서 여기서 가득 되는 금융수익으로도 재정 상태는 건전하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 어떤 전략을 가지고 발전해 나아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세계 굴지의 선사들인 머스크와 MSC는 코로나 기간에 축적된 300조 이상의 이익잉여금을 투자하여 머스크는 항공, 철도 등 내륙물류기지 확보를 통해 종합물류체제를 구축하여 IBM과 공동으로 구축한 물류 플랫폼을 통해 화주별 맞춤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SC는 유람선, 에너지 운송 등 해운업 다각화에 집중하여 컨테이너 비중을 상대적으로 축소하고 이익 창출의 다각화 노력에 투자하고 있다. 

 

HMM은 지금 매각을 통해서 과연 어떤 전략을 가지고 발전해나갈 것인가에 대에 금융적 시각에서 벗어나 본래 HMM을 정부가 지원하였던 그 정신을 다시 살려 진정 HMM이 어떤 식으로 누구에게 매각되어야 하느냐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본래의 정신과는 동떨어지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독일 선사이고 HMM과 같은 얼라이언스(선사연합공동운항체제)에 있는 하파그로이드 선사가 예비입찰에 참여하도록 허락한 것부터 산업은행의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 그 외 LX, 하림, 동원 등 예비입찰에 참여한 국내 중견기업 등도 자금 동원능력이나 현재의 침체된 정기선 시황에서 장기간 감내해야 되는 자금력과 해운의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하기에는 미흡한 게 사실이다. 이 기업들이 사모펀드를 동원하여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들이 노리는 것은 HMM에 쌓여있는 10조 이상의 이익잉여금의 향후 활용에 더 관심이 크다고 밖에 볼 수 없다. 

 

HMM의 10조이상에 달하는 사내 이익잉여금은 지난 코로나 펜데믹 기간중 사활을 걸고 엄청난 손실을 감내하며 수출입의 책임을 이행하여 한국의 신용을 지켜낸 수출입기업들이 쌓아준 돈이다. 따라서 이 유보금은 반드시 한국 수출입업 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한국상품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최첨단 종합물류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체제구축과 발전에 쓰여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적극적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자격 있는 해운전문기업들을 설득하여 컨소시엄을 구성해서라도 해운에 애정과 사명감 있는 해운 전문기업이 인수하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영구채 2조6800억원을 채무로 인수기업에 이전시키고 장기 고정금리로 재조정해 주어야 한다. 항간 이야기되고 있는 은행의 책임 문제는 현재 여론을 감안할 때 정부가 바뀌어도 크게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금융 논리로만 HMM을 매각하였을 시 두고두고 그 책임을 온 국민에게 추궁당하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본래의 정신을 되살려 한국해운의 재건과 진흥을 위해 결단을 내려 올바른 매각이 이루어지기를 호소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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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8월27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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