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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기자가 메모한 여의도의 모든 것 <17> 조진상도 아는 것을Ⅰ (김건희 여사 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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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1월02일 16시37분
  • 최종수정 2023년09월08일 11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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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 것처럼 꾸민 것. 

부풀리기=어떤 일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함.

 

  2021년 12월 26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김 씨는 그동안 제기됐던 경력, 학력 의혹에 대해 해명했는데,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김건희 대표 의혹에 대해 설명드립니다’라는 14페이지짜리 보도 자료도 함께 냈다.

 

<영락여상에서 1년간 미술 강사로 근무한 것을 서일대 이력서에는 영락고로, 수원여대 제출 때는 영락여고 미술 교사 정교사로, 안양대에는 영락고 미술 교사로 ‘잘못 기재’. 영락고와 영락여상이 같은 건물을 사용했고, 2001년 학교가 통폐합되며 교명 변경 과정에서 혼동했던 것으로 보임.>

 

<광남중 교생 실습을 서일대 이력서에 ‘근무’라고 쓴 것은 부정확한 기재.>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 석사를 서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로 기재한 것은 일반대학원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기를 한 잘못된 것으로 송구함.>

 

 이외에도 더 있지만 너무 많아 이 정도만 소개한다. 보도자료는 선대위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이 김 씨와 직접 소통하며 정리했다고 한다. 최 부대변인은 “정확한 사실관계 기재를 안 해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이것이 허위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력 기재가 부풀려진 것을 인정했지만, 법률적으로는 허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취지다. 약간 다르지만, 허위인 것은 아닌 측면이 있다”라고 했다. 

 욕하면서 닮는다더니 이 사람들이 자신들이 그렇게 비난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말장난을 배운 걸까. 술자리라면 서울에서 방위병을 했더라도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처럼 말해도 된다. 이게 부풀리기다. 그걸 취업 이력서에 쓰면 부풀리기가 아니라 허위다. 우리 반 꼴찌였던 내 친구 조진상도 안다. 미술 강사 1년 경력을 이력서에 ‘미술 교사 정교사’로 쓰는 것은 오기재가 아니라 허위 작성이다. 교생 실습은 교사가 되기 위해 배우는 과정이다. 아무도 이걸 근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력서에… 허위가 따로 있나? 이력서에 사실과 다른 걸 쓰면 그게 허위지. 다닌 학교 이름을 혼동해서 이력서에 잘못 기재했다? 

 

 보도자료에는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 석사를 서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로 기재한 건 일반대학원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기를 한 잘못된 것으로 송구함’이란 설명도 있다. 이력서를 오인할 수 있게 작성한 건, 사실이 아닌 걸 사실인 것처럼 꾸민 거고 그게 허위다. 송구가 아니다. 우리 국민의 문해력이 자꾸 떨어져서 큰일이라는데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분들이 스스로 문해력 저하를 입증하고 있으니….

 그런데 정신병도 코로나19처럼 감염력이 큰지 당 내부나 보수 지지층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지적하는 목소리가 없다. 그냥 조금 과장된 것 정도로 치부하고, 사과했으니 된 것 아니냐는 사람들이 더 많다. 정권교체는 제대로 된 집단으로 교체돼야 의미가 있다. 누구로 바뀌던 계속 욕을 할 수밖에 없다면 바꾸는 게 무슨 소용인가. 청년 정치가 필요하다고,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청년들에게 정치를 바꿀 기회를 달라고 외치던 그 젊은 정치인들은 다 뭐 하고 있었을까. 이미 여의도 정신병에 걸린 걸까.   

 

 나는 김건희 씨의 학력, 경력 문제가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데 결격사유라고 보지는 않는다. 부인 문제이고 결혼 전 일이니까. 그래서 솔직하게 “제가 뽑히고 싶어서 이력서를 허위로 썼습니다”라고 인정하면 끝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중전마마 문제를 사실대로 인정하면 엄청난 불경죄고 역린을 건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이,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애써 말을 돌리고, 말장난한다. “선거 기간이라 어쩔 수 없다”라고 하는 여의도 사람들도 있다. 선거 때문이라면 정말 더 이상하다.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득표에 도움이 될까, 아니면 강변하고, 말장난하며 어물쩍 넘어가는 게 더 도움이 될까. 조진상도 안다. 그런데 다른 선택을 하는 걸 보면… 정신이 이상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

 

PS - 책을 쓰는 사이에 대선은 끝났고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차이는 0.73%. 부동산값 폭등에, 조국·윤미향 사태, 박원순 서울시장, 오거돈 부산시장 사건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실정을 생각하면 윤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지지율을 올리기보다 까먹었다는 게 맞는 분석일 것이다. 부인 문제에 대한 대응도 지지율을 까먹는데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ifsPOST> 

 ※ 이 글은 필자가 지난 2023년 8월 펴낸 책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도서출판 북트리 刊>의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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