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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기자가 메모한 여의도의 모든 것 <18> 조진상도 아는 것을Ⅱ (김혜경 씨 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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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1월06일 16시47분
  • 최종수정 2023년09월08일 11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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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만 쓰려고 했다. 그런데 한창 원고를 쓰고 있는 어제(2022년 2월 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황제·갑질 의전 의혹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뭐 이런 대선판이 있을까.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의 대선 후보 부인들이 국민적 지탄으로 연이어 사과 기자회견을 하다니. 명색이 대선 후보 부인들이란 사람들이 남편들 표가 깎일까 봐, 선거에 지장을 줄까 봐 한 명은 후보 선출 석 달이 넘도록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고, 다른 한 명은 한창 선거운동을 함께 하다 나오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리고 결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둘 다 못 나왔다.

 

  중간에 숨은 김혜경 씨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한창일 때는 방송 인터뷰(MBN 1월 30일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나와 “대통령이라는 그런 직분에 대해서는, 옆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한 검증을 해야 한다”라고 했던 분이다. 김건희 여사 녹취록이 논란이 되면서 대선 후보 검증 대상의 범위를 묻는 질문에는 “물론 배우자인 저도 들어간다”라고 했고,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역할을 할지 묻는 말에는 “선을 지키는 게 참 중요할 것 같다”라고 했다. 하… 정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더니… 옛말 그른 거 하나 없다. 아무튼 소위 국모(國母) 후보인 두 분의 쌍 사과 행태는 데칼코마니가 따로 없다. 그는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해 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의 사과 기자회견을 보는 내내 ‘조진상도 저렇게 말하지 않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해 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는 말도 지켜지지 않았다.)


<조진상도 아는 것>

 ① 사과는 잘못한 게 있으면 즉시 하는 거다. 의혹이 어디까지 사실이냐는 질문에 “지금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결과가 나와 책임이 있다면 책임질 것”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Catch me if you can’(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과 뭐가 다른가. 

 ② 진심으로 죄송하다면, 본인이 저지른 일을 직접 말하면 된다. 본인이 다 알면서 수사, 감사 결과를 왜 기다리나. 

 ③ ‘책임이 있다면 책임질 것’이란 당연한 말을 말이라고 하다니….


 PS ― 이런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2월 9일 MBN 뉴스파이터)은 눈물을 흘리며 “정말 힘든 결단을 내렸고, 국민 앞에 나와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이야기를 했고, 진정 어린 사과를 했다”라고 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집단 지성’이란 게 정말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집단 정신병’ 또는 ‘집단 환각’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참고로 이미 알려진 일이지만 이때 김혜경 씨의 황제·갑질 의전 감사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에 임명했던 감사관이 맡았다. 뭐가 나올까.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온다.

<ifsPOST> 

 ※ 이 글은 필자가 지난 2023년 8월 펴낸 책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도서출판 북트리 刊>의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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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1월06일 16시47분
  • 최종수정 2023년09월08일 11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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