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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戰費 하루 2억6,900만달러, 경제는 급격히 악화 중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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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2월09일 09시57분
  • 최종수정 2023년12월09일 17시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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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가자(Gaza) 지역의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HAMAS)와 전면 전쟁을 개시한 이후 전쟁 비용으로 하루 NIS10억($2억6,900만 상당)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세계 유대인을 상대로 이스라엘에서 발행되는 인터넷 매체 ‘The Times of Israel’이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Moody’s가 이스라엘 재무부의 추산에 근거해서 작성한 한 보고서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밝혀진 것이다.

 

이에 따르면, 최근 보도되는 것처럼, 이스라엘이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반격을 가함으로써 가자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사회는 거의 궤멸되다시피 되어가고 있으나, 이스라엘 측도 역시 군사적 공격 강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상황인 것이다. 이 보고서는, 나아가, 향후 하마스와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이스라엘 경제에 미칠 타격의 정도가 엄청나게 커질 것은 물론이고, 이스라엘 국내 안보 상황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이스라엘 경제 상황, HAMAS와 전쟁 개시 이후 급전직하로 악화”


이스라엘은 인구 976만명, GDP 5,300억달러(2023년 추산, PPP 기준 Wikipedia, 미 CIA 집계)로 2021년 세계 랭킹은 48위이다. 정부의 지출 예산 규모는 약 760억달러(2011년 추산)이고, 연간 약 48억달러의 해외 원조를 받고 있다. 또한, 2021년 7월 현재 외환보유고는 2,017억 달러 규모다. 이렇게 그다지 크지 않은 경제 규모의 이스라엘이 하루 2억7천만달러에 육박하는 전쟁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GDP의 상당 부분은 첨단기술 위주의 제조업, 관광 등 서비스업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경제의 특성으로, 스타트업 기업 보유수가 전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경제의 첨단기술 분야 의존도는 최근 몇 년 동안에 급격히 상승해 왔고, 지금은 GDP의 약 18%에 달하고 있다. 이 분야의 수출은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고, 정부의 세수(稅收)도 상당 부분 이 분야에서 나온다. 근로자의 약 14%는 첨단기술 분야 혹은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한편, 미국 NASDAQ 시장에 상장된 기업 수도 미국, 중국에 이어 3번재로 많다. 미국의 Intel, Microsoft, Apple, IBM, Google, HP, Cisco 등을 포함해서 400개가 넘는 굴지의 다국적 첨단기술 기업들이 이 나라에 R&D 센터를 갖고 있다. 

 

이런 이스라엘 경제가 HAMAS 그룹과 전쟁을 개시한 이후, 막대한 규모의 전쟁 비용 부담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쟁 개시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부담한 총 비용은 NIS1,500억~2,0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이는 GDP의 10%에 달하는 규모다(INSS; Institute for National Security Studies 추산). 이에 따라, Moody’s는 이스라엘 현 신용등급(A1)을 하향 검토 대상으로 지정했다.

 

사실, 이스라엘 경제는 전쟁 개시 전까지는 상당히 양호했다. 2022년 GDP 성장률은 연 6.5%를 기록했고, 실업률도 3.8%로 낮은 수준이었다. 가장 최근인 Q3 GDP 성장률도 전기 대비 2.8%로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10월 7일 HAMAS 기습 침공 이후 대대적 반격을 시작한 뒤 양측의 전쟁 양상은 더욱 격력해지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적수가 되지 못할 정도로 우위인 이스라엘이 파죽지세로 가자 지역을 휩쓸고 있으나, 이스라엘 경제 환경은 일변하고 있다. 전쟁 불안으로 일상 활동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음은 물론, 이스라엘 경제에 중요한 관광 수입도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금년 Q4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마이너스로 예상되고 있다. 

 

■ Moody’s “전쟁 기간 길어질수록 경제에 주는 타격은 막심해질 것” 

 

앞에 소개한 The Times of Israel은 Moody’s의 Kathrin Muehlbronner 선임 부사장이 주관한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서 “이-HAMAS 전쟁이 이스라엘 경제에 주는 타격의 정도는 군사적 충돌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고, 보다 장기적으로는 이스라엘의 국내 안보 상황이 크게 어려워지게 될 것” 이라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는 하나,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종전에 있었던 군사 충돌 사례들에 비해 훨씬 심각할 것으로 확신한다” 고 강조했다.

 

Moody’s 추산으로는, 2014년에 있었던 ‘Protective Edge’ 작전 및 2006년에 있었던 ‘2차 레바논’ 전쟁은 도합 34일 간 지속됐었고, 전쟁 비용으로 약 NIS95억이 소요되어 GDP의 약 1.3%롤 지출한 것이었다. 이와 함께, 전쟁 수행의 여파로 향후 정부 지출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쟁 비용 추산에는 전쟁 수행에 따르는 수십억 셰켈스(NIS)에 달하는 국방비, 수십만명에 달하는 예비군 소집에 따른 급여 보전,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 대한 보상, 10월 7일 하마스 테러 공격으로 파괴된 지역의 재건 및 부흥 등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조세 수입(收入)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정부의 세입(歲入) 예산도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와 함께, 다른 요인들을 차치하고라도, 일반 소비 위축이 경제 위축에 커다란 충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쟁 수행에 따른 막대한 규모의 경제적 타격을 감안해서 Moody’s는 이스라엘의 금년 GDP 성장률이 종전의 3.0%에서 2.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경제에 대한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어서 2024년에는 마이너스 1.5%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2025년에는 5% 성장을 보여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보고서 저자는 “과거 수십년 동안 이스라엘 경제는 이러한 군사적 충돌에 따른 충격을 비교적 잘 견뎌 왔으나, 현 군사적 충돌 상황은 이스라엘 경제의 회복력을 시험하게 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남부 및 북부 국경 지역 주민들 약 20만명이 주거지를 떠나 이주했고, 대부분이 민간인인 1,200명이 사살됐다. 인질로 잡혀간 숫자도 240명에 달한다. 

 

■ “경제 환경 급변, 재정 악화, 향후 전쟁 길어지면 더욱 심각할 것”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가자 지구 내에 있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 그룹을 박멸할 것과 인질들을 즉시 송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면서도 하마스가 활동하고 있는 모든 지역을 공격 작전의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정부는 이미 35만명의 예비군을 소집했다. 이에 따라, 이미 수천 개에 달하는 국내 기업들의 운영이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면서 경제 전반에 커다란 타격을 입고 있으나, 그 중 노동력 부족이 가장 심각하다. 이스라엘 정부 추산으로도 첨단 기술 산업 분야 노동력의 10~15%가 예비역으로 소집됐고, 이에 따라 기업들이 경제 활동이 심각하게 제약되고 있다고 알려진다. 이에 더해, 전쟁 발발로 가자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유입이 중단되고, 이에 더해, 전쟁 지역이 아닌 요르단강 서안(‘West Bank’) 지역 노동자들의 유입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이스라엘 경제의 노동력 부족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이스라엘 노동력은, 군대에 동원되거나, 국경 지역에 소재하는 원래의 주거지에서 피난하거나, 학교가 이미 절반이 운영되지 못해 부모들이 자녀들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 등으로 이미 18%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및 첨단기술 분야 기업들의 운영에 국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전세계적으로 첨단기술 분야가 상당히 다양화되고 있으나, 이번 사태는 공교롭게도 전세계적으로 기술 분야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자본 유입도 상당히 줄어들었고, 따라서, 금년 자본 조달 실적도 과거 1, 2년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정부 세수의 급감으로 인해 재정 수입에도 ‘심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스라엘 정부의 ‘예산 적자/GDP’ 비율은 9월에 1.5%에서 10월에는 2.6%까지 확대되었고, 2023년 말까지 3%로 확대되고, 2024년에는 이보다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참고로, 2022년에는 35년 래 처음으로 GDP의 0.6%에 달하는 규모의 예산 ‘흑자’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Moody’s는 다행히도 ‘이스라엘 정부가 예산 적자를 기록해도, 다른 예산 전용을 포함해 다양한 조달원을 가지고 있고, 특히, 글로벌 유대인 사회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어 이스라엘 정부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는 결론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 개시 이후 NIS300억에 달하는 자금을 차입했고, 그 가운데 NIS60억 상당의 자금은 미달러화 표시로 글로벌 시장에서 조달한 것이다. 

 

이렇게 전쟁 수행에 따른 민간 및 국방 비용 부담은 주로, 재정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개인 및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 등으로 인해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향후 이스라엘의 군사 활동 전개 양상과 함께 주요한 관심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국내 한 경제 전문 미디어의 분석에 따르면, 이스라엘 재무부는 향후 전투가 8개월~1년 동안 계속되는 경우에는 전비가 NIS2,000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이스라엘 GDP의 약 10%에 상당하는 규모이나, 이는 단지 전투가 가자 지역에 국한될 경우를 상정한 것이고, 만일, 전투 지역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재정 적자는 더욱 증가할 것은 자명하다. 

 

■ NRI “전쟁 장기화 시 국내 불만 고조, 경제적 곤경이 전쟁에 제한”

 

지금 이스라엘 경제는 군사 활동 총력 지원에 따른 재정 핍박에 더해 이스라엘 자국통화(ILS, ‘Shekel’)의 가치 하락 및 이로 인한 고(高)물가도 경제적 곤경을 더해주고 있다. 여기에 예비역 동원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경제가 겼었던 초기 현상과 유사하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20만명이 넘는 예비역을 부분 동원했으나, 이는 인구 1억4600만명이 넘는 러시아 경제에 큰 충격은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인구가 950만명에 불과한 이스라엘이 36만명의 예비역을 동원한 것은 총인구의 3.8%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것이 경제에 주는 충격은 러시아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에 서방 선진국들은 러시아에 대해 대대적인 경제 제재를 가했고, 러시아에 진출한 서방국 기업들이 러시아 내의 활동을 중단하고 철수한 점은 이스라엘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전쟁 수행을 위한 동원령의 단기적인 충격은 이스라엘의 경우가 훨씬 더 큰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미국이 나서서 방호 역할을 맡고 있는 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와는 전혀 다르다. 이를 감안하면, 설령 전쟁이 장기화해서 경제가 피폐해지는 경우에도 미국 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자 지역에서 군사 활동이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될 것이고, 이런 경우에는 미국도 적극적 지원 자세에서 신중 모드로 돌아서지 않을 수 없게 될 수 있다.

 

최근 일본 NRI(노무라연구소)는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스라엘에 의한 가자 지역에서의 군사 활동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 고조에 더해, 이스라엘 국내에서도 경제 악화를 체감하게 될 이스라엘 국민들 사이에 전쟁 혐오 분위기가 고조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럴 경우에는, 이스라엘 정권은 가자 지역에서의 군사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될 상황도 상정할 수가 있어, 향후 이스라엘의 가자 지역 작전 전개가 자국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 “이-팔 양측은 ‘경제적 평화’ 구축 위해 비전, 지도력, 용기가 필요”


최근 IMF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전무이사는 ‘가슴 아픈 이스라엘-HAMAS 전쟁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글로벌 경제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다른 글로벌 금융 리더들의 ‘조속한 종전’ 호소에 동조하는 것이다. 그는 이번 전쟁은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등 중동의 인근 국가들의 경제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IMF의 관련 보고서는 이-HAMAS 전쟁 피해 사례로, 우선적으로 중동 지역 관광 산업에 대한 타격이 심대할 것을 꼽고, 그 외에도 물자 이동에 따른 보험 비용 상승, 투자자들의 신중 자세 전환으로 자금 유입 격감, 난민 유입에 따른 부담 등을 예시했다.

 

미국 VOA도 최근, 이-HAMAS 전쟁이 1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장기화함에 따라 팔레스타인 경제는 이미 4%가 위축됐고, 40만명 이상이 빈곤 상태로 내몰렸다고 전했다. 특히, 가자 지역에서는 총 230만명 인구의 2/3 이상이 종전의 거주지를 떠났다고 전했다. 아울러, 만일 이-HAMAS 전쟁이 3 개월 이상 더 지속되는 경우에는 팔레스타인 GDP가 12% 감소하고 66만명이 빈곤 상태로 전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정책 연구기구 Rand 연구소도 최근 이번 이-HAMAS 전쟁으로 인한 인명 손실 및 지속적인 트라우마는 물론이고, 이스라엘 경제가 향후 10년 간 4,000억달러 상당의 경제 활동이 위축돼 심각한 경제적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팔레스타인 경제 활동도 1/3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역설적이기는 해도, 이러한 막대한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궁극적으로 이 지역을 평화로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론적으로도, 평화를 추구하는 경제적 이득이 장기적인 정치적 해법을 위한 상식적인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분석이다. 

 

결국, 동 연구소는 ‘아직 확신은 이르나, 이 지역에 ‘경제적 평화(economic peace)’가 실현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고 예시했다. 이와 함께, 지금 벌어지는 전쟁의 잿더미에서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는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양측의 비전(vision)과, 지도력(leadership)과 용기(courage)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류 사회에 벌어졌던 수많은 전쟁을 일으킨 지도자들은 흔히 이성적 판단이나 합리적 계산에 근거한 의사결정보다는 충동적 반발로 돌진하는 경우가 빈번했던 게 사실이다. 지금 국제 사회의 조속한 전쟁 종식 호소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및 하마스 그룹 지도자들의 행동 변화 가능성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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