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美 경제, 견조한 지표들이 이어져, 금리 인하 전망 더욱 후퇴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4월10일 10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4월11일 19시12분

작성자

메타정보

  • 1

본문

미국 경제가 최근 잇따라 발표되는 고용, 물가 등 지표들이 한결같이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금융시장에는 이제 연준의 연내 정책금리 인하 전망이 점차 희미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3월 신규 고용 증가 수는 30만3,000명으로 시장 예상(20만명 증가)을 크게 넘었고, 이전에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들도 미국 경제가 견조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나타날 지표들 여하에 따라서는 연준이 작년 후반부터 시사해 온 ‘6월에 인하 개시, 연내 2~3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이 멀어지고, 혹시 금리 ‘인상’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마저 나오고 있다.

 

영 Financial Times지는 미국의 3월 신규 고용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증가한 것을 두고,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던 전망을 후퇴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ING 그룹 James Knight 주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이번에 발표된 호전된 고용 지표들이 지속될 것으로 상정하고, 연준이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는 미국 고용시장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또 다른 신호이자,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 재선에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CME FedWatch에 따르면, 고용 지표 발표 후 금리 선물 가격에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6월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는 확률은 50%로 나타나, 전일 66%에서 크게 하락했다. 

 

■ “3월 신규 고용 증가,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 실업률도 소폭 하락”  

 

지난 5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고용 통계에 따르면, 3월 중 비(非)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30만3,000명이 증가, 종전에 시장에서 예상되던 ‘20만명’ 정도를 크게 상회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일시 해고(layoffs)가 증가하고 있다는 지표들도 나타나고 있어 고용 증가는 종전 수개월 동안의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널리 예상되어 왔었다. 이와 함께, 발표된 3월 말 현재 실업률은 지난 2월 말 3.9%에서 소폭 하락한 3.8%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미국 경제가 일손 부족 상황이 정착되고 있어, 고용 시장이 견조함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월 고용 증가는 헬스케어, 정부 부문 외에 건설, 레저 등 부문이 기여했다. 미 고용 상황의 장기 추세를 보면, 2021년~2022년 기간 중에는 거의 안정세를 유지하다가, 2023년 1월에 이례적으로 50먄명 정도의 대폭 증가를 기록한 이래 대체로 월 15만~30만명 정도로 증가해 왔다. 그러나, 2023년 후반 들어서면서 고용 감소 경향이 이어지다가 금년 들어 증가가 다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3월 실업률도 2월의 3.9%에서 소폭 하락(개선)한 3.8%를 기록했다. 이는 26개월 연속 4% 이하로 유지되고 있어 안정적으로 낯은 수준이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용 시장 상황의 호전(好轉)은 노동의 공급 및 수요 양면에서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 시장의 공급 측면에서는 이민 유입 증가 및 왕성한 노동 세대의 직장 복귀 등이 노동 인구의 증가 요인으로, 수요 측면에서는 경제 호전으로 기업들의 활발한 구인 활동이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 구인 건수가 현 증가세를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확신이 떨어진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2월 구인 건수는 875만 건으로 2023년 7월 이후 계속 횡보하고 있고, 이는 Covid-19 이전 최고치를 100만건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민 급증이라는 공급 측면에 더해,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전직(轉職) 붐이 종료된 영향도 있어서 인력 수요 기업들 입장에서는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3월 중 평균 시급(時給)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4.1%로, 2월 4.3%에서 소폭 하락, 임금 상승세가 착실하게 진정되고 있다. 

 

■ “최근 발표된 GDP 성장률 및 물가 지표들도 견조한 추세를 보여” 


이에 앞서 발표된 각종 거시 경제 지표들도 견조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미 상무부가 지난 3월 28일 발표한 2023년 Q4 GDP 실적은 당초 발표한 연율 3.2%에서 3.4%로 상향 수정했다. 이례적으로 높았던 Q3 실적 연율 4.9%에 비해서는 상당 폭 둔화됐으나, 이례적으로 높은 시장 금리 여건 속에서도 개인소비, 수출 및 기업 투자가 호조를 보인데 힘입어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최대 규모인 미국 경제가 6개 사분기 연속 2%가 넘는 양호한 성장 실적을 보인 것이다. 또한, 2023년 연간으로는 2022년 1.9%에서 크게 가속된 2.5%의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FRB of Atlanta 예측 모델에 따르면 2024년 Q1 실적은 2.1%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2%를 넘는 실적을 보일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상무부가 발표한 같은 보고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금융 정책 결정에 참고하는 물가 동향 자료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지난 2월 중에 전년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항목을 제외한 ‘근원(core) PCE’ 기준으로는 2.8% 상승했다. WSJ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2월 중에는 1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치 0.4%를 하회했다. 근원(core) PCE 기준으로도 1월 대비 0.3% 상승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예상과 일치하는 물가 지표들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한 일” 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2년 동안 미국 경제 회복 궤적은 빈번하게 예상을 빗나갔다. 배경으로는, 연준이 이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해 와서 시중 자금 차입비용도 따라서 높아져 기업들의 인력 삭감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심지어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연준은 2022년 3월 FOMC를 기점으로 정책금리를 11 차례나 인상함으로써 2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기업 및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을 크게 상승시켜 왔다. 

 

이런 악조건 하에서도 미국 경제는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오고 있다. 기업들의 고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월 평균 고용 증가 수는 25만1,000명에 달했고, 작년 12월에서 금년 2월 기간 중에는 평균 26만5,000명씩 증가했다.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2022년 6월에 연율 9.1%를 기록한 것을 최고점으로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아직 연준의 목표 수준 2%을 상회하고는 있으나, 현재 근접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견조한 GDP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완화를 감안하면, 연준은 경제의 연착륙(soft-landing)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연준 ‘금리 인하’ 자세는 여전히 유효하나, 일부 기대감은 후퇴” 


앞서 소개한 미 노동부의 3월 고용 통계에서 고용자 증가는 시장 사전 예상치의 1.5배에 달한다. 2023년 12월부터 시작된 증가 페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Covid-19 발발 직전인 2010~2019년 중 월 18만명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양호한 수준이다. 이를 감안, 현재 금리선물 가격에 반영되는 수준을 보면, 연준이 오는 6월 열릴 FOMC에서 정책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약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실업률이 완만한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의 신규 고용 증가가 실업자의 감소보다는 신규 노동자들의 시장 유입 증가에 의해 이루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3월 중 16세 이상 인구에서 차지하는 취업자 및 실업자의 합계로 나타낸 노동참가율은 62.7%로, 2월의 62.5%에서 약간 상승했다. 이를 근거로 아직은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관측은 유지되고 있고, 금융시장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 고용 시장에 강력함이 남아 있기는 해도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2022년부터 급속히 둔화되어 왔다. 연준 FOMC가 지난 3월 회의 후 공표한 경제 전망에서는 2024년 말부터 2026년 말까지 실업률 예상의 중간치는 4.0~4.1%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연준이 두 개의 목표로 삼고 있는 ‘고용 최대화’ 및 ‘물가 안정’ 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연준 정책위원들은 지금까지 나타난 경제 지표들이 연착륙(soft-landing)에 부합하는 것이어서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RB 정책위원들은 지난 3월 FOMC에서 금년 중 2~3 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를 상정하고 있는 것을 재확인한 바 있으나,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파월 의장도 연준 위원들은 현 인플레이션 추세가 연준의 목표치 2%를 향한 궤도에 들어섰다고 확신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인플레이션 (완화)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 이런 견해를 거듭해서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경제가 견조하므로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각종 지표들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자 경기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그 간 진행해 오던 금융 긴축을 서둘러 완화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연준 정책 담당자들은 당분간 안정기에 들어가고 있는 고용 및 물가 동향을 좀더 시간을 두고 주시할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매파 카시카리(Neel Kashikari) FRB of Minneapolis 총재는 현재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하향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연내에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을 수 있고, 어쩌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상황이 될 지도 모른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한다. 

 

■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미루는 데 신중한 자세 유지”  


 최근 들어 미 고용 시장이 미묘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하를 미뤄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음에도, 파월 의장은 연내에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현재 견조함을 이어가고 있는 고용 시장 상황에 대해 “고용이 강력하다는 것이 금리 인하를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민자 급증에 따른 노동 공급 증가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이는 게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현상의 견조한 고용 증가세는 이민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고, 이런 추세는 연속적이지 않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고용이 감소하게 되면 설령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둔화되더라도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생긴다는 발언도 하고 있는 것이다. 파월 의장의 이런 발언들을 감안하면, 만일, 이민 증가에 따른 노동 공급이 저하하고, 신규 고용 증가 수가 축소되는 경우에는 그게 바로 금리 인하를 개시할 촉발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의 이런 (금리 인하 연기론에) 신중한 자세를 감안하면 금리 ‘인하’ 시기가 멀어졌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 발언을 감안해서 ‘6월 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중요한 것은 고용이 아니라 물가’ 라는 지적이다. 금년 초부터 예상 외로 강력함을 보이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수개월 내에 다시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 “향후 금리 결정에 주요한 관점은 이민 노동자들의 유입 동향(?)”  

 

일반적으로, 고용 상황이 호전되면 임금이 상승하고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나, 지금 미국 경제는 고용자가 증가하는 것이 반드시 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고, 파월 의장의 입장도 이와 근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 노동시장에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2023년부터 밀려들고 있는 대량 이민 문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2024년 이민자 수 추산을 121만명에서 330만명으로 크게 늘렸다. 2월 고용통계에도 이민자 수를 시사하는 국외 출생 근로자수가 급증했다. 2022년 말부터 금년 3월까지 221만명이 증가했다. 

 

사실, 이민자 증가는 Covid-19 사태 당시에는 크게 위축됐으나 그 후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불법 이민자뿐 아니라 합법 이민자들도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경계가 강력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이민 급증 현상은 지속적이지 않다는 견해가 강하다. 따라서, 이번 고용 통계를 감안해서 파월 의장의 금리 정책에 관한 자세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파월 의장도 최근, 이 점을 강조해서 “노동력 증가라는 공급 측면의 개선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고 말했다. 이민 유입이 계속되고 임금 상승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에는 인플레이션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 FRB 내에도 이런 견해에 대한 반론이 있다. Mischelle Bowman 이사를 중심으로 한 매파 위원들은 노동 공급 개선이 지속될 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점이 당도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최근 급격한 이민자들 유입으로 임금을 떨어뜨리는 반면, 이들의 주거 수요도 늘어난다는 점에서 주택 임차 비용을 끌어 올릴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들은 최소한 지금은 금리를 인하할 시기에 당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파월 의장은 지난 1~2월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물가 지표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율이 목표 수준인 2%를 향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시나리오에는 변함이 없다는 낙관론을 펴고 있는 것이다. 

 

연준이 작년 가을부터 금리 인상 종료를 시사한 이후, 월가 참가자들, 가계 소비자들, 특히 자동차 등 내구재 및 주택 구입 희망자들은 연준이 언제쯤 금리 인하를 개시할 지에 온통 신경을 집중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3월 고용이 크게 호전된 것을 두고, 정말로 연준이 예상했던 것처럼 금년 중에 3 차례 금리를 인하할지, 아니면 금리를 내리기는 할지, 새로운 의문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결국, 현재 나타나는 경제 지표들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판단하기는 지극히 어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오히려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점차 근거를 찾아갈 것으로도 전망되는 대단히 복잡 미묘한 시기다. 

<ifsPOST> ​ 

1
  • 기사입력 2024년04월10일 10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4월11일 19시12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