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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위기, 다시 올 것인가? - 2016년 세계경제는 2009년의 데자부(dejavu)?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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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3월11일 08시00분
  • 최종수정 2016년03월11일 09시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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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위기 논쟁

 

  지금 워싱턴의 경제전문가들 사이에는 “세계 경제위기가 다시 올 것인가?” 라는 논제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마침 3월 8일 두 개의 주목할 만한 통계치가 발표되어 위기 논쟁을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수출증가율(전년동월비)이 1월의 △11%에서 2월 △25.4%로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2009년 5월 △26.4%이래 6년 9개월 만에 최대 감소율일 뿐만 아니라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 넘음으로써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더불어 2009년과 같은 세계 무역의 급감 양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가져오고 있다.
  한편 OECD는 3월 경기예고지표(CLI)를 발표했다. 이미 ‘성장세 약화’ 상태에 들어간 영국과 미국 외에도 3월 들어 카나다와 일본이 ‘안정적 성장’에서 ‘성장세 약화’로 전환하였으며, 독일은 ‘성장세 약화’에 근접하고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발표했다. OECD는 2월 2016년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작년 11월 발표했던 3.3%에서 3%로 하향 수정한 바 있다.

  세계 경제위기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늑대 소년”의 역할로는 IMF의 수석 부총재 Lipton이 소리를 높이고 있다. Lipton 부총재는 8일 강연에서 “세계 경제가  궤도 이탈 위험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으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하여 IMF의 최근 예측조차도 더 이상 적용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으며, 어떤 경우에도 세계 경제의 하향위험이 전례 없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미국 재무부 고위관리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위기는 아니며, 위기 대응을 고려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전 IMF 수석이코노미스트인  Olivier Blanchard는 Peterson Institute of International Economics의 최근 보고서(“Reality Check for the Global Economy", March 2016)에서 “2008년과 같은 또 하나의 세계 경제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는 과장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 경제위기의 재발 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경제학자들의 논쟁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 결정에 중요한 논리로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국제금융자본의 투자정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미IMF는 작년 세계 경제의 높은 불확실성을 근거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을 연기하도록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해서는 경기진작 정책을 촉구해 왔다.

 

2016년 세계 경제는 2009년의 데자부? 

 

  과연 2016년 세계 경제는 2009년의 재판이 될 것인가? 2009년의 세계 경제위기는 2008년과 같은 세계 금융위기가 아니라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한 각국의 급격한 총수요 감퇴가 초래한 무역 절벽의 위기였다. 중국의 2월 수출 감소율 25.4%는 2009년 5월의 △26.4%에 대한 “dejavu"(기시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수출증가율조차도 작년 상반기의 전년동기대비 평균 △5.3%에서 하반기에 평균 △9.3%로 크게 악화되었으며, ‘16년 1월 △9.6%를 보이고 있다.    
  세계 무역 감소의 관건은 신흥국의 수입 변동에 달려 있다. 달러 강세와 국제원자재 가격의 하락 및 세계 수요 감퇴 등으로 신흥국들의 경상수지는 2014년 1,580억달러 흑자에서 2015년 239억달러 적자로 전환하여 경제가 거의 탈진상태에 있으며, IMF 예측에 따르면, 신흥국 그룹의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2016년 576억달러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이 전망치는 신흥국들의 수입 감소 여력이 2015년보다 2016년 더욱 위축될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국제원자재 가격들은 다행히 2016년 들어 1월의 하락세로부터 반전하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회복세가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신흥국들은 수입 확대 여력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며, 세계시장의 초과공급 상태 하에서 조만간에 신흥국들이 회복할 만큼 빠르게 상당 폭의 회복을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리해 보면 세계 경제는 IMF가 작년 10월과 금년 1월 발표했던 전망의 예측선보다 악화된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IMF는 금년 1월 수정 전망에서 2016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4%로 0.2%p 하향 수정했으나 금년 4월과 7월 상당 폭의 추가 하향수정이 예상된다. 논란의 초점은 이러한 세계 경제의 궤도이탈 조짐이 2009년과 같은 ‘세계 경제위기’의 재판(再版)이라고 우려할 만큼 심각한 것인가 하는 점에 있다. IMF와 OECD는 상당히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초점은 2009년과 같은 세계 경제위기는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우려할 만한 무역 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에 대한 시사점


  한국무역협회는 작년 11월 수출이 2015년 감소세에서 2016년에는 2.3%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으며, 금년 2월 발표한 수출기업 조사에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보인 바 있다. 한국은행이 금년 GDP 성장률을 3%로 예측하는 근거도 수출 호전에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6년 세계경제가 2009년과 같은 위기 상황까지 악화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세계 무역은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IMF조차도 불과 두 달 전 자신이 발표한 전망에 대해서도 쓸모가 없다고 할 만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는 여전히 수출에 대하여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해도 좋은가? 또한 수출 호전에 근거한 3% 성장론을 고수해도 좋은가? 만약 우려하는 바와 같이 세계 무역이 크게 위축된다면, 우리 경제의 흐름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2009년 수출증가율이 △14%에 달한 결과 성장률은 0.7%로 낮아졌다. 우리나라 수출은 작년 1월부터 금년 2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금년 2개월간 수출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18%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 위기론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2009년의 뼈아픈 경험을 직시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
 
David Lipton,
First Deputy Managing Director, IMF

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s
March 8, 2016
 
“The IMF's latest reading of global economy shows once again a weakening baseline. Moreover, risk have increased further, with volatile financial markets and low commodity prices creating fresh concern about the health of the global economy"
"With all these uncertainties, even our latest baseline for global growth may no longer be applicable. In any case, the downside risks are clearly much more pronounced than before, and the case for more  forceful and concerted policy action, has become more compelling".

"Global economic recovery continues, but we are clearly at a delicate juncture, where risk of economic derailment has grown"

 

Angel Gurría,
OECD Secretary-General

Going for Growth 2016, February 26, 2016
“The worrying slowdown in the global economy calls out for an urgent and comprehensive policy response, drawing on all the monetary, fiscal and structural policy levers at governments’ disposal,”  

 

A senoir U.S. Treasury official
"The IMF Is Sounding the Alarm. Is Anyone Listening?", WSJ, 2016/03/08

"There's a great deal of economic uncertainty in the world, but there's not a crisis and it would not be resonable to expect a crisis response".

 

Olivier Blanchard
Peterson Institute fo International Economics

Real Check, March 2016

"The probability of another 2008 (financial crisis) is inconceivable".

"Global economic fundamental today are not so grim, through there is room for improvement, and policymakers and the public should base their decisions on fundamentals, not market sw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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